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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子(안자:BC580-500)는 이름은 (영), 字는 平仲(평중)으로, 춘추전국 시대, 萊(래) 나라 대부 가문 출신으로 제나라 靈公(영공), 莊公(장공), 景公(경공)을 섬겼습니다. 안영은 제나라 재상의 신분임에도 한 벌 여우 털옷으로 30년 겨울을 지낼 만큼 恭儉力行(공검역행)하였기에 안영의 여우 털옷(安 之狐套:안영지호투)란 고사가 생겨날 정도의 인물이었습니다. 안영은 실로 나아가서는 충성을 다하고 물러나서는 스스로의 허물을 보충(進思盡忠 退思補過) 한 명재상이었습니다.
사마천의 사기 안영열전에 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재상 안영이 어느 날 외출을 하였는데 안영의 마차를 모는 마부의 아내가 자기 남편의 거동을 엿보니, 남편은 재상의 마부로 큰 日傘을 바쳐 들고 의기양양하여, 말채찍을 말아들고 여봐라는 듯 매우 교만기 도는 표정으로 四頭馬車(사두마차)를 몰고 나가는 것입니다.
그 날 저녁 남편이 돌아오자 마부의 아내는 이혼을 청하였습니다. 그 마부 남편이 깜짝 놀라 무슨 이유로 이혼을 청하는 것이요? 물으니,
그 아내가 하는 말이 이렇습니다.
"안자는 그 키가 육 척이 다 못되는 작은 몸으로 제나라의 재상이 되어, 그 이름을 천하에 드날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 아까 문틈으로 보니, 그 행동거지가 매우 찬찬하고 겸손하셨소. 그런데 당신은 키가 팔 척의 軒軒丈夫(헌헌장부)로 남의 마부로 있으면서도 그 몸가짐이 자기가 마치 재상인 듯 자못 교만하고 우쭐대는 표정이었습니다. 내가 이혼을 청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 뒤로 그 마부는 스스로 마음을 눌러 남의 앞에 겸손하였습니다. 안자가 어느 날 그의 태도가 이상히 변한 것을 보고 그 연유를 묻자, 마부는 있는 사실 그 대로 대답하였습니다.
이에 안자는 느낀 바 있어 그 마부를 천거하여 대부로 올려 주었습니다.
사기의 저자 사마천은 "가령 안자가 오늘 있다고 하면, 나는 그를 위하여 말채찍을 손에 잡는 마부가 되는 것도 사양치 않겠노라"고 하였습니다.
<사마천, 최인욱, 김영수 역, 사기열전, 동서문화사, 29-3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