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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목사 (열왕기하 12장 4∼16절)
요즈음 많은 교회가 리모델링하고 있다. 새로 건축하는 것보다 공사 기간도 짧고,상대적으로 저렴한 건축비로 공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우리 주변에서 리모델링하는 교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구약 시대에도 성전 리모델링을 한 왕이 있다. 바로 남유다의 8대왕 요아스다. 그는 조모 아달랴의 왕위 찬탈 과정에서 고모 여호세바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채 6년 동안 성전에서 숨어지내게 되었다. 따라서 요아스에게 있어 성전은 죽음의 위험에서 건짐받은 피난처,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받는 신앙 훈련장,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놀이터였다. 그러기에 요아스는 그 누구보다도 성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자신이 왕위에 오르고 난 뒤 자연스럽게 성전을 수리하게 되었다.
모든 일,특별히 하나님의 일은 그것에 대해 잘 아는 사람에 의해 시작된다. 안다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관심이고 사랑이다. 마치 갓난아기들의 울음소리만 듣고도 아기의 상태를 아는 어머니들처럼 그것은 아기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사랑의 또 다른 모습인 것이다.
요아스는 성전의 어느 곳이든지 퇴락한 것을 보거든 수리하라 명령한다(왕하 12:5). ‘퇴락한’의 히브리어 ‘베테크’는 틈,헤어진 곳 이라는 뜻이며 ‘보거든’의 히브리어 ‘마차’는 나타나다,발견하다라는 의미다. 즉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요아스가 원했던 성전 리모델링은 23년이 지나도록 착수조차 되지 않았다. 제사장들의 전문성이 결여된 것도 아니고, 성전을 수리함에 있어 재정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나라는 안정되고,백성은 성전에 모이고,모든 것에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제사장들에게 가장 중요한 관심과 사랑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요아스는 성전 리모델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 관심이 사라진 제사장들을 물리치고 백성으로 하여금 성전 리모델링을 하게 하였고 성전 수리를 마칠 수 있었다.
성전 리모델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과 애정이다. 관심이 사라진다면 금이간 곳,무너진 곳,물이 새는 곳을 발견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일은 눈에 보이는 성전보다 더 중요한 성전이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의 몸과 마음이 성전인 것이다.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고전 3장 16절)‘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고전 6장 19절)
그리스도인들의 진정한 관심은 자신의 신앙 리모델링에 있어야 한다. 관심을 갖지 않고 생각하지 않으면 찾아 낼 수 없는 내 신앙의 황폐함,무너진 예배, 찾지 않아 먼지가 가득한 기도의 자리,하나님을 찬양하기도 어려워진 무뎌진 입술,내 삶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죽어버린 하나님의 말씀,세상을 향해가는 발걸음 등등 우리의 무너진 신앙의 황폐함을 가슴 아파하고 관심을 갖고 고치고자 하는 신앙의 리모델링이 있어야겠다. 그것이 이 시대의 우리의 사명이고 하나님의 음성인 것이다. 우리는 엄청난 건축비로 웅장하고 화려한 유렵의 교회들이 쇠퇴해가는 모습과 교회라고 부르기조차 보잘 것 없는 건물에서 초대 교회와 같은 부흥의 역사를 경험하는 중국의 교회들을 보면서 눈에 보이는 성전의 수리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신앙의 리모델링이 얼마나 중요한지 선명하게 볼 수 있다.
기도하기는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이 모너진 신앙의 모습을 관심과 애정으로 찾아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십자가의 군병으로 의의 병기로 쓰임 받는 신앙의 리모델링이 있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