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742
안정은 목사 설교자료 중에서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마 28:19∼20a).
우리가 주님께 받은 위대한 명령으로 알고 있는 이 말씀은 참으로 모든 교회가 가볍게 할 수 없는 중대한 사명이다.
그러나 너무 위대한 명령이라는 선교 지향적 이데올로기(ideology)는 자칫 놓쳐서는 안 될 부분까지 함께 덮어 버릴 수 있다. 여기서 “내가 분부한 모든 것”을 가정의 달이라고 하는 오월에 다시 한 번 새기기를 원한다.
“내가 분부한 모든 것”에는 전도나 선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특별히 가정에 대한 것, 남편과 아내의 역할 그리고 자녀들과의 관계에 대하여 가르쳐야 하고 주님 말씀대로 지키게 해야 한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가장 먼저 가나 혼인잔치에 초대 받으셔서 참석하셨고 그 혼인잔치에서 첫 번째 기적을 행하셨다. 그 기적은 위기에 있는 혼인잔치와 새롭게 출발하는 새 가정에 대한 축복이셨다. 예수님 당시에도 인간의 죄로 인한 완악함은 가정의 소중함과 그 본래의 정신에서 크게 이탈하여 이혼을 당연시 하고 있었다. 이 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창조시로부터 저희를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으니 이러므로 사람이 그 부모를 떠나서 그 둘이 한 몸이 될찌니라 이러한즉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찌니라 하시더라”(막 10:6∼9).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때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 늘 우울한 통계를 연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12만5천쌍, 하루평균 342쌍의 부부가 이혼했다고 통계청에서 발표한 것이다. 특히 55세 이상 부부의 황혼 이혼이 늘고 있는데, 황혼 이혼은 남성이 지난해 7.8%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면서 10년 사이 3.5배나 증가했고 여성도 10년 전보다 5.1배나 늘어났다.
흔히 남편이 정년퇴직하기를 기다려 결혼생활 40~50년을 청산하는 ‘황혼이혼’이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자녀의 대학입학을 기다려 갈라서는 이른바 ‘대입이혼’이 늘고 있다. 기존 황혼이혼에 비하면 40대 중반이나 50대 초반에 이혼하므로 시기가 무려 20년 이상 앞당겨진 새로운 이혼유형이다.
우리 정부도 이혼에 따른 가족해체가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부부관계의 개인적, 사회적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부부의 날을 제정했다. 이혼에 따른 가족 해체를 막고 부부관계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정부가 5월 21일을 정부 공식기념일 가운데 하나인 부부의 날로 제정한 것이다. 뒤늦게라도 정부에서 이런 위기의식을 가지고 나선 것은 가정 문제가 개인만이 아니라 국가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는 어떤가? 교회 성도들도 위에 소개한 이혼 수치와 무관할 수 없고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데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교회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예방 사역이 치료사역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음에도 교회 안에는 예방 사역 프로그램이 여전히 미흡하다. 청년부 사역에서는 결혼 예비학교와 같은 프로그램이, 장년부를 위해서는 부부행복학교와 같은 가정 사역 프로그램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가정에 대한 설계도와 원본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서 제시하고 있으며, 그 설계도대로 세워진 건물은 성도들의 가정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단체나 정부에서 말하고 나서기 전에 교회가 그리고 성도들의 가정이 먼저 새롭고 건강하게 회복되어야 할 때이다. 그래서 세상이 성도들의 건강한 가정을 모델 삼을 수 있을 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가정으로 쓰임 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