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세의 성령   (행 2:14 ~ 21)

두 달 전에 동남아시아 바다 밑에서 지진이 일어나 무려 30만 명 이상이 일시에 죽음을 당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너무도 기가 막힌 일이죠. 어떻게 한 번에 30만 명이나 죽는 쓰나미가 일어난다는 말입니까! 한국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지진의 역사에 대해 조사하다가 제가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 2천년 동안에는 비슷비슷하다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지진의 빈도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더군요. 또 사람이 아무리 빨라도 말보다 빨리 가지는 못 했었는데, 역시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인간의 여행속도도 폭발적으로 빨라졌어요.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세계는 엄청난 변화 속에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놀라운 발전도 있었지만 극심한 파괴와 전쟁과 기근과 퇴폐가 일어났습니다. 무엇을 말합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던 말세의 징조가 아닌가요? 기근과 전쟁과 지진과 기아와 불법과 악이 왕성한 시대, 바로 우리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지난주에 사도들이 오순절 체험을 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성령이 임하시니 사도들과 120명의 제자들이 여러 나라 방언으로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에 대해 -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와 보전과 기적에 대해 - 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가 지금 16개가 넘는 나라에서 왔는데, 배우지 못한 갈릴리사람들이 어떻게 우리나라 말을 하고 있냐?” 그들은 “저 사람들 술기운에 저런다”고 조롱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베드로가 소리를 높여 말합니다. “이 오순절 성령사건은 술 취한 사람들의 짓거리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아침 9시부터 술에 취하겠습니까? 이것은 성경 요엘서에 오래 전부터 예언됐던 종말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입니다. 하나님이 말세에 내가 내 영으로 모든 육체에게 부어 주리라 하신 일이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17절).

여러분, 동양사상에는 말세라는 것이 없습니다. 그저 돌고, 돌며, 영원히 돌아가는 윤회사상입니다. 인도의 뱀 호리는 사람들(snake charmers)을 아시죠? 뱀을 앞에다 놓고 피리를 불면 뱀이 춤을 춥니다. 그런데 그 음악도 가만히 들어보면 시작과 끝이 없어요. 끝없이 돌아갈 뿐입니다. 동양음악의 특징이죠. 그러나 기독교에는 시작이 있고 끝이 있습니다. 창조가 있으면 마지막 예수님의 재림과 영광의 세계가 있습니다. 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습니다. 심을 때가 있으면 거둘 때가 있습니다. 입학할 때가 있으면 졸업할 때가 있습니다. 입사할 때가 있으면 퇴직할 때가 있습니다. 시작이 있으면 언제나 끝이 있는 것입니다.

말세는 두 가지로 나타납니다. 하나는 역사의 종말, 즉 인류의 종말입니다. 지구의 나이는 지금 약 45억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천문학자들에 따르면, 태양계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식어 지구가 언젠가는 싸늘한 얼음덩어리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지구 위의 모든 생물은 얼어 죽겠지요. 걱정되세요? 그런데 고맙게도 82억년 후래요. 천문학자들은 우주의 기원을 말할 때 빅뱅이론(Big Bang Theory)을 주로 이야기합니다. 우주가 대폭발을 일으켜 그 조각들이 흩어졌고 그 중의 하나가 지구가 됐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창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구체적으로는 알 수 없으나, 시작이 있었다는 점은 공통점입니다. 그러므로 우주의 마지막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말세가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말세가 되면 여러 가지 징조가 나타나는데 그 중의 하나가 성령이 임함으로써 성령의 시대가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시대는 예수님이 오셔서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심으로 끝났으며, 이제 성령께서 임하시면서 말세가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제 그 끝이 오고 있지 않습니까? 세계의 많은 성경학자들이 세계의 현상을 바라보면서 - 전쟁과 기근과 지진과 모든 재난을 보면서 - 말세가 다가왔음을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마귀가 자기 때가 얼마 남지 않은 줄을 알고 이 사회에서 온갖 악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우리는 조심스럽게 세계역사와 인류사회를 보며 앞으로 부쩍 다가온 말세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사의 종말과 함께 개인의 종말도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만도 지난 두 달 동안 수십 명이 개인의 종말을 맞이하였습니다. 우리는 개인적으로 언제가 나의 종말이 될지 알 수 없습니다.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날는지 네가 알 수 없음이니라”(잠27:1)고 했습니다. 한국의 어느 은퇴하신 훌륭한 목사님과 식사를 하는데, 80세가 넘으신 그 분의 얼굴이 얼마나 좋으시던지! 제가 놀라서 “목사님, 어떻게 그렇게 얼굴이 좋으십니까?” 했더니 “저는 매일 종말론적으로 삽니다. 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삽니다. 오늘 하나님이 하루를 주셨으니 하나님을 찬양하며, 오늘 하나님이 주신 일을 하면서 매일 즐겁고 평화롭게 삽니다”라고 하시더군요. 여러분, 개인의 종말은 내일 올지 모레 올지 아무도 몰라요. 그러니 매일같이 종말론적으로 사시기 바랍니다. 언제 어디에서 개인의 종말을 만나도 후회가 없도록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날마다 성령 충만한 가운데 평화롭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베드로는 오순절 성령사건을 요엘서에 예언된 대로 말세에 일어날 사건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여러분! 말세는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2천년이 지나갔어요. 종말 시계의 마지막 바늘이 언제 멈출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매일 하나님 주신 하루를 감사하며 기쁘고 즐겁게 사십시오. 언제 개인의 종말이나 역사의 종말을 만나도 평화롭게 만나기 바랍니다. 예수를 구주로 믿어 영생을 선물로 받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오순절에 강림하신 성령께서 임재하고 계시며 주의 재림 때까지 늘 함께 거하실 것입니다.
이제 요엘이 예언하고 베드로가 확증한 말세, 즉 성령시대의 특징들을 살펴봅시다.

첫째로, 남녀가 차별 없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할 것입니다. 17절에 “말세에 내가 내 영으로, 즉 성령으로 모든 육체에게, 즉 모든 사람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의 자녀들은, 즉 아들들과 딸들은 예언할 것이요...” 하였습니다. 옛날 구약시대에는 남자들만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했지만 성령의 시대에는 그 일을 하는 데 남자와 여자가 차별이 없으리라는 것입니다. 한국말로 ‘예언’이란 앞날에 대해 미리 말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여기에서는 그런 의미로 쓰이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히브리어로 ‘나바’라는 단어인데, 그 뜻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한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서 ‘예언한다’라는 말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포함한 하나님의 말씀을 한다는 뜻입니다.

지금이 바로 그런 시대입니다. 어떤 신학교는 학생 가운데 60%가 여자입니다. 과거에 이런 적이 없었어요. 이제 한국에도 여자 목사님들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소수의 교단들이 아직도 여자 목사님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대다수가 인정하는 추세입니다. 말세에 성령을 부어 주실 때 남종들과 여종들이 함께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 시대는 누구나 하나님의 일에 헌신하여 예수 그리스도 복음을 전하는 시대입니다. 이것이 바로 오순절 사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부르시면 남자든지 여자든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며 사시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아들들과 딸들이 예언할 것입니다. 어제 우리 교회에서 한국 최초로 어린이전도폭발(Kids' EE: Kids' Evangelism Explosion)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다들 너무너무 좋았다고 합니다. 54명의 어린이들이 복음제시문에 나오는 성경구절 13개를 한국어와 영어로 암기하면서 참으로 즐거워하였다고 합니다. 또 섬기는 분들이 그 모습을 보고 기쁨이 충만했다고 합니다. 이야! 이제 우리의 아들들과 딸들이 어디를 가든지 한국어와 영어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아이들로 변화될 것입니다. 저는 딸 셋을 키우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너희들이 이 세상에서 못할 것은 딱 한 가지 밖에 없다. 아들이 되는 것이다. 그것만 빼고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문을 열어주셨다.” 그것이 바로 우리 시대입니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여자를 묶어놓았지만, 성령시대에는 하나님께서 여자를 풀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딸들과 아들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할 것입니다.

18절에도 “그 때에 내가 내 영으로 내 남종과 여종들에게 부어 주리니 저희가 예언할 것이라” 하였습니다. 성령께서 임하시면 성차별 없이 누구나 은사와 능력과 훈련과 체험을 받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습니다. 인구폭발 때문에 이제는 남자들만 가지고는 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님께 인도하기에 모자랍니다. 그래서 성령께서 특별한 은총을 주셔서 여자들도 참여하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교회에서도 여자구역장들이 말씀을 나누고 예배와 기도를 인도하는데, 얼마나 잘하는지요! 남자구역장들보다 훌륭하게 해내고 있습니다. 요전에 신문에 보니까 새파란 20대 여자검사들의 사진이 나와 있더군요. 이제는 겁나는 여자들이 나타나겠어요. 이제 하나님께서 여자와 남자를 하나로 묶어 모두 하나님의 나라에 공헌하게 하시는 때가 왔습니다. 이미 수천 년 전에 하나님께서 예언하신 것입니다.

둘째로, 젊은이들이 비전을 볼 것입니다(17절). 자기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어떻게 쓰임 받을지를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선교한국’이라는 선교대회가 2년마다 열리는데 6천-8천명의 대학생들이 모입니다. 그 대회가 끝날 때가 되면 최소한 2천 명이 선교사로, 또는 교육자로 하나님을 섬기겠다고 헌신합니다. 어느 부모님이 제게 와서 “목사님, 우리 아들이 예수를 너무 열심히 믿어요. 저러다가 목사나 선교사가 될까 걱정이에요. 좀 주의시켜 주세요” 하시더군요. 여러분, 목사가 되겠다고 다 목사가 되는 것이 아니며, 목사가 되지 못하게 한다고 못 되는 사람도 없습니다. 하나님이 부르시면 하게 되는 것이에요. 사실상 헌신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결국 교회의 기둥들이 되고 기도와 물질로 후원하는 선교요원들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헌신하지 않은 사람은 인생을 방황합니다. 세상이 주는 쾌락을 찾아 쥐엄열매 같은 돼지먹이로라도 인생의 갈증을 채워보겠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하나님께 헌신하는 자녀들은 신실하고 충성스럽게 삽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사용하시고 축복하십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성령님이 보여주시는 환상을 보기를 원합니다.

셋째로, 노인들이 꿈을 꿀 것입니다(17절). 조용히 앉아 아들딸들이 주는 밥이나 얻어먹다가 가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를 믿고 성령의 역사를 아는 어른들은 연세가 들었어도 꿈을 꿉니다. 제가 40대 초반에 뉴욕집회에서 70이 넘으신 어느 할아버지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분은 중국에 선교사로 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계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이 정말 중국에 선교사로 가셨는지 안 가셨는지는 모르지만, 제가 얼마나 감동을 받았으면 무려 25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이야기를 하겠습니까? 성령 충만한 사람은 남녀노소 상관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영원히 젊으신 분입니다.

연세 드신 여러분의 마음속에 성령님이 꿈을 주시기 바랍니다. 손주와 자식과 교회와 민족을 위한 꿈들이 여러분의 기도와 열정과 창의력으로 현실화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마음은 늙지 않을 것입니다. 오순절 성령의 역사는 우리의 마음과 인생과 앞길을 열어주십니다. 성령께서는 그 손길로 역사를 주관하시며 우리를 그 속에 참여하게 하십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성령에 충만한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하나님의 위대함을 이야기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구원의 역사를 말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예언자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넷째로, 자연에 이상한 현상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또 내가 위로 하늘에서는 기사와 아래로 땅에서는 징조를 베풀리니 곧 피와 불과 연기로다. 주의 크고 영화로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변하여 어두워지고 달이 변하여 피가 되리라”(19-20절). 이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는 모르지만, 우주만물의 마지막을 고하는 현상들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며칠 전에 하와이에 가 보니 하늘이 참 맑더군요. 서울의 하늘은 공해 때문에 그렇지 않을 때가 많아요. 우리나라에 동남아 쓰나미 같은 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여러분!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21절). 어떤 자연 현상이 일어나든지, 내 삶의 여건이 어떻게 변하든지 상관이 없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보호아래 살 것입니다. ‘한국에는 수십 층 아파트가 많은데 지진이 나면 어떻게 하나?’ 하고 걱정하는 것은 쓸모가 없습니다. 그렇게 걱정한다면 밤에 잠이 오겠어요?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시는 그날까지 주님의 평화를 갖고 살기 바랍니다.

누구든지 주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습니다. 이것이 성령의 역사요, 오순절 사건입니다. 이 시대에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형제나 가족이나 친구 중에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사랑하십니다. 그래서 친히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써 우리의 죄 값을 대신 치러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이 시대에는 주의 이름을 믿음으로 부르기만 해도 구원을 받는 역사가 나타납니다. 말세의 징조로 풍랑이든, 지진이든, 폭풍이든, 재난이든, 어떤 일이 일어나도, 우리 모두는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성령에 충만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축복이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출처/김상복목사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