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세에 주님을 영접했습니다. 그리고 그후론 세상을 살면서 신앙은 별로 없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나니까 내 인생에 내가 계획한대로 진행된 것이 하나도 없고 되지도 않더라는 것입니다. 내 인생의 계획표에 빽빽이 예정표를 써 넣어도 알 수 없는 손이 나타나서 어느 날 하나씩 지워버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인생 가운데 한두 번이 아니라 매번 반복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내 인생의 계획표에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마구 줄을 그어 버리고 당신이 원하는 스케줄을 써 놓으시는데 후에 가보면 그것이 이루어지고야 마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분과의 관계를 끊으면 될텐데.' 그것은 제 어린 마음에도 불가능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 사람들에게 고백했습니다. "내 인생에 있어서 최대의 실수는 예수님께 덜미잡힌 것이다." 그러나 그후 몇 년의 세월이 지나 신앙이 자라면서 저는 같은 이유 때문에 하나님을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내 인생을 마음대로 살 수 없도록 내 삶에 오셔서 나를 간섭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붙잡힌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이렇게 하나님의 사랑에 포로가 되지 않은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살아가는 것일까? 그래서 오늘도 하나님은 저를 보시면서 만족하지 않으실지 모르지만 저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만족할 수 있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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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를 지라

자기 십자가를 지라! 십자가란 자연의 일상적인 재난으로 받는 고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그분의 진리를 위하여 당하는 고통을 의미한다.
집을 만드는 사람은 집 위로 비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거나 바람이 집으로 불어오지 않도록 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비나 바람에도 끄덕하지 않을 견고한 집을 세우는 데에만 관심이 있을 따름이다. 실상 우리가 모든 신경을 다 쓴다 해도 비나 폭풍우를 막을 재간은 없다.
배를 건조하는 사람 또한 배가 큰 파도를 만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그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가 가볍고 방수만 철저히 된다면 모든 기상 조건을 견뎌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십자가의 고난을 어떻게 없애며 피할 것인가 하는 방법에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평온하고 조용한 마음으로 그것들을 어떻게 견디어 나갈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오직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십자가 고난을 견디어낼 수 있는 완전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당하여야 할 고난을 결코 겁내지 말고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하나님의 말씀으로 전신갑주를 입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어떠한 고난의 파도가 몰려와도 끄덕하지 않고 당당하게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 T. 맨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