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410
먼저 재료 준비는 이렇게 한다.
성냄과 불평은 뿌리를 잘라내고 잘게 다진다.
교만과 자존심은 속을 빼낸 후 깨끗이 말린다.
짜증은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토막낸 후에 넓은 마음으로 절여 둔다.
실제 차 끓이는 법은 다음과 같다.
미리 준비한 재료에 인내와 기도를 첨가하여 재료가 다 녹고 쓴맛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린다. 기쁨과 감사로 잘 젓고 미소를 몇 개 띄운 후 깨끗한 사랑 잔에 부어서 따뜻하게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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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웃어보자구요
태선이가 할아버지를 만나서 하는 인사.
할아버지를 만나면 늘 듣던 말을 인사말로 알았나 보다.
할부지, 많이 컸다.
슈퍼 수산물 코너에서 그림책에서 배운 대로 이름을 맞히고 있었다.
고등어, 오징어, 게 …
갈치의 뾰족한 이빨을 보더니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악어!
그림책에 나온 야채 이름을 엄마를 따라 읽고 있었다.
당근
당!근!
오이
오!잉!”
콩깍지
코딱지!
아빠랑 함께 간 남자화장실,
쉬하자, 태선아.
빠쮸
안 빠져. 아빠가 잡고 있잖아.
빠쮸~
괜찮다니까”
빠쮸
에이. 그럼 하수구에다 하자.
빠~쮸우~.
여긴 빠질 데가 없어. 빨리 쉬해! 늦었어.
빠쮸, 빠쮸 안 벗었잖아. 엉~.
아! 빤스~. 외투가 길어서 아빠가 못 봤다.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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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교육
며칠 전 일이었습니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30대 초반의 아주머니가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약 10미터 뒤에서는 5, 6세로 보이는 작은 꼬마가 팔을 벌리고 아주머니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뒤를 돌아보시고는 아들을 향해 팔을 벌렸습니다. 무척 아름다운 장면이었습니다.
그러나 잠시 후 아주머니는 아이 등을 떠밀어 달려오던 쪽으로 되돌려 보냈습니다. 무척 화가 나신 표정이었습니다. 아이는 울먹울먹 울음을 참고 있었습니다. 고만한 딸내미를 키우기 때문에 아이들을 무척 좋아하는 나는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았습니다. 잠시 후 아이는 손에 무엇인가 들고 다시 엄마한테 달려왔습니다. 손에 든 것은 우유팩이었습니다. 다 먹은 우유팩을 아이가 길거리에 버리면서 달려오자 아주머니는 아이를 혼내면서 그 우유팩을 주워오게 한 것이었습니다. 아주머니는 다시 반갑게 아들을 두 팔 벌려 안았고 버스정류장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그 우유팩을 넣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들에게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또 다시 쓰레기를 길에다 버리면 엄마가 혼내줄 거야. 착한 내 아들,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