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파블로 마을은 멕시코시티 남쪽 끝에서 8키로 정도 떨어진 산 위에 위치한 조용한 마을 입니다. 밤에는 멕시코시티의 불빛이 멀리 연못같이 보이는 아름다운 마을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앞에 소개한 랄로의 처가 집 마을입니다.

나는 랄로와 함께 몇 번 이곳에 와서 랄로 처가 집에서 음식을 대접 받기도 하고, 많은 친구들도 소개 받아 사귈 수 있었으며, 특히 신실한 기독교인 구아다루빼 자매를 만나게 되어 전도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마을에는 산 파블로 중학교가 있습니다. 나는 이 학교 역사 선생인 로베르또를 만나 그의 집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많은 친분을 쌓기도 했습니다.

나는 로베르또의 요청으로 중학교에서 한국 역사에 관하여 특강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스페니쉬가 능통하지 못하여 표현이 좀 서투른 것이 아이들에게는 웃음의 도가니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산 파블로 초등학교에서도 로베르또의 소개로 선생들이 나에게 찾아와 한국 역사 특강을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로베르또 친구 덕분에 이 동네 아이들은 물론 아이들의 부모들과도 친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나는 로베르또를 통해서 그의 제자 어머니가 암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나는 곧 바로 로베르또와 함께 그 집을 찾아 갔습니다.

삼 남매의 어머니인 그 여인은 얼마 전 자궁암 진단을 받았는데 지금이라도 수술을 하면 살수 있다고 하지만 수술비용 때문에 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마냥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치료는 고사하고 식구들 끼니도 제대로 챙길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이웃과 친인척 모두가 다 형편이 어려운 터라 그들에게는 수술비용을 마련 한다는 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모두들 그녀가 죽은 후 장사 지낼 일만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나는 로베르또와 함께 그녀를 차에 싣고 멕시코시티로 갔습니다. 그리고 종합병원에 입원시키고 곧 수술을 하게 했습니다. 수술은 순조롭게 끝이 났고 회복도 무척 빨랐습니다.

그녀의 육신은 새 삶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육신뿐 아니라 그녀의 가족과 많은 친인척 까지도 영적 구원을 얻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녀가 퇴원하여 돌아오는 날 산 파블로 마을은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동네 어디에서나 꼬르손 이야기로 가득 찼습니다. 이 소문은 이웃동네까지 펴져나갔습니다.

나는 구아다루빼 자매를 만나 이곳에 교회를 세우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합심하여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큰 수확은 로베르또가 회심하여 주님을 영접했습니다.

로베르또는 지금까지 산 파블로교회 기둥이기도 하지만 그 친구는 멕시코 선교의 동역자이기도 합니다. 내가 다른 곳에서 테러를 당하여 죽음 직전에 이르렀을 때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그의 신속한 도움으로 큰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로베르또를 만난 것이 나에게는 큰 축복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자세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교회를 짓기 위한 물자 공급을 위하여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발걸음도 한결 가벼웠습니다. 미국으로 가는 길은 자동차로 3-4일 걸립니다. 멕시코 중부 도로를 선택했습니다. 차를 달리면서도 찬송이 절로 나왔습니다.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 괴로우나 즐거우나 주만 따라 가오리니 어느 누가 막으리까 죽음인들 막으리까 ....

차를 운전하면서도 차를 길가에 세우고 눈을 붙이면서도 산 파블로 교회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영원한 사랑의 추수를 기대하시는 주님! 나의 마음이 영원을 향해 열게 하옵소서. 나로 하여금 버려진 영혼을 맡겨주신 주님의 깊으신 뜻을 깨닫게 하셔서 충성스러운 청지기가 되게 하여 주소서. 날마다 당신께로 나아가는 발자국마다 감사가 고이고 겸손과 순종의 샘이 솟아 목마른 영혼들이 샘물을 마시고 해갈하게 하옵소서.

이일을 위해 부름 받은 이종은 항상 당신을 따라 가기 원합니다. 때를 만나든지 못 만나든지 그리스도의 복음을 사람들 마음속에 심어가게 하소서. 어려움 가운데서도 즐거움을 주시고 영원히 썩지 않을 열매를 맺게 하실 당신을 우러러 돌밭 같은 인심을 만날지라도 소망의 찬송이 끊이지 않게 힘 주시옵소서....

그러나 사탄은 나를 그렇게 쉽게만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

다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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