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왠지 군대 생활이 머리에 떠오르는군요. 나는 평범하게 육군에 입대하여 강원도 철원군 중부전선에서 군복무 를 했습니다. 군종의 병과를 받아 3사단 23연대(?) 군인교회에서 군종사병으로 군복무를 시작했습니다.

내가 오늘 군대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지난번 올린 글 중 산 파블로교회편에서 멕시코 몬떼리지역 교통사고 이야기 를 한 적이 있습니다.

나의 제대 말엽 군에서 당한 교통사고가 방법은 다르지만 기적 같은 상황이 이와 흡사한 면이 있어서 소개할까합니 다.

누구나 그렇듯이 군대 생활은 정말 기억에 남는 많은 추억의 사건들이 있지요. 저도 그래요. 저가 훈련 중에 조금 다쳐 군 병원에 입원 했을 때, 연상의 여군 간호장교가 장래 목사인 나에게 앞으로 목사 사모가 되고 싶다는 사랑의 고백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 당시는 정말 떨리는 순간이더군요.

저가 근무한 3사단은 중부전선 최전방이었는데 3개 연대가 1년 정도의 기간 차이로 최전방 철책 근무와 후방근무를 교대로 했습니다.

그 지역 이름으로는 "강원도 철원군 서면 와수리" "신수리" "학포리" "육단리" 등 지역 이름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 당시 3사단 사단장이 3사단 일대 언덕의 빈 공터에는 모두 코스모스 씨를 뿌리게 했기 때문에 가을만 되면 온 천지가 코스모스 꽃으로 장관을 이루었고, 그 속으로 연인과 함께 거닐 때면 이상희의 코스모스 노래가 절로 나왔지요 .

그리고 와수리에서 북방 쪽으로 4키로 정도 떨어진 곳에 ‘육단리’라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곳에 작은 육단리교회 가 있었고 그 교회에서 기도 열심히 하시는 어머니 같은 전도사님이 계셨습니다. 저가 가끔 들리면 그 전도사님은 금식 중에도 저에게 따뜻한 점심을 대접 했습니다. 그래서 제대한 후에도 육단리교회 전도사님을 잊지 못했습니다.

그 후 수 십 년이 지난 후 경북 성주군에 있는 어느 양로원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그곳에서 기적적으로 육단리교 회 전도사님을 만났습니다. 90이 넘은 늙은 육신을 극빈자 양로원에 의탁하고 있었습니다. 그분은 육단리교회에서 평생을 봉사했다고 했습니다. 수 십 년 만에 만난 전도사님을 아들처럼 가끔 찾아 뵈었지요. 그 후 이 땅에서는 쓸 쓸히 떠나셨지만 천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군대 생활가운에 가장 하이라이트는 제대 말엽입니다.
우리 군인교회에서는 작은 오토바이가 한대 있었습니다. 어떤 민간단체에서 기증한 것인데 그것을 타고 전방 철책 선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을 자주 방문하여 상담도 하고 개인적으로 부족한 비품들을 민가에서 구입해 주기도 하는 등 나는 사병들의 심부름꾼이었습니다.

우리가 후방에서 근무할 때 군목이 우리 연대에 배치되어 와서 오토바이를 그분에게 인계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대말엽 휴가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저는 휴가 갈 준비를 위해 와수리에 나왔다가 우리 연대 군목을 만나 그 오토바이 뒤에 타고 부대로 들어오 는 길이었습니다. 우리 부대는 와수리와 신수리 사이에 있었는데, 와수리에서 부대까지 약 4-5Km 정도 거리입니다.

저는 그 오토바이를 타고 오는 중간에 주님의 음성이 가슴으로 들렸습니다. 분명 저의 느낌으로는 주님의 음성으로 믿었습니다. "아들아 오토바이에서 내려라” 저는 즉시 순종했습니다.

“목사님 저 좀 내려 주세요. 볼일이 있어요.” 군목이 속력을 늦출 때 저는 뛰어내렸습니다. 군목은 뒤를 힐끔 돌아 보면서 “그럼 뒤에 와”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계속 달려갔습니다.

저가 내려서 사방을 둘러봤지만 논과 밭뿐입니다. 내가 왜 여기에 내렸을까? 생각하는 순간 군목은 내가 내린 자리 에서 100미터도 못가서 군인 덤퍼트럭과 충돌을 했습니다.

내가 막 뛰어갔을 때는 군목의 피부색이 하얀 색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머리는 쪼개졌고 가슴의 심장이 보였고 다 리 허벅지 뼈도 보였습니다. 즉사한 것이지요.

주님 그것이 진정 주님의 음성이었습니까? 그렇다면 왜 저에게만 말씀 하셨습니까????

당시 군목은 침례교단에서 처음 파송한 군목이며, 이름은 부ㅇㅇ 목사님입니다. 당시 목사님은 총각이었고 부산침례 병원에서 경리를 보는 아가씨와 교제 중에 있었습니다.

우리의 생사화복은 하나님께 달려 있습니다. 내일 일은 나는 모릅니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 할 뿐입니다.

나는 선교지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곤 합니다. 캐나다의 넓은 초원에 그림 같은 집이 있었습니다. 그 집에는 많 은 가축들이 있었는데 닭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늦은 가을날 어미 닭은 병아리를 데리고 초원으로 나갔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붙은 불길이 바람을 타고 무섭게 번져 와 어미 닭과 병아리를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얼마가 지났습니다. 새까맣게 타 죽은 어미 닭의 날개 밑에서 병아리가 아장아장 기어 나왔습니다. 이 이야기의 교 훈을 새삼스럽게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요.

예수는 환난과 재난 속에서 나를 그 날개 아래 감추시고 건져 주십니다.


내가 영원히 주의 장막에 거하며 내가 주의 날개 밑에 피하리이다 (시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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