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을 처음에는 중부 도로로 가서 미국 국경 엘빠소(El Paso) 쪽으로 가려 했는데 구아다루뻬(Guadalupe)에서 방향을 조금 동쪽으로 틀어 삐에드라스 네그라스(Piedras Negras)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미국 택사스(Texas) 쪽으로 들어가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코스가 멕시코시티 에서 미국까지의 길이 가장 짧고 또한 미국에서는 대륙횡단 남쪽 10번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멕시코 국경을 따라 택사스(Texas)주, 뉴 멕시코(New Mexico)주를 거쳐 캘리포니아(California)주로 들어와 로스 엔젤레스(Los Angeles)시티로 오는 길이 가장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멕시코 몬떼리(Monterrey)시티를 50마일 정도 남겨두고 어느 산 중턱에서 차를 세우고 새벽 2시경 잠을 청하였습니다. 두 시간쯤 눈을 붙이고는 4시에 다시 차를 출발 시켰습니다.

아마 새벽 5시쯤 되었을 것입니다. 차는 이번 코스에서 가장 험한 산 고개를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어두운 밤길을 운전했습니다.

산골짜기 마다 운무가 자욱하여 앞을 분간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차를 안전한 곳에 세워 차안에서 기도 하다가 7시 경에 다시 출발을 했습니다.

날은 아직 완전히 새지 않은 이른 아침입니다. 산골짜기였기 때문에 늦게 희미하게 날이 밝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산길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내리막길이라 매우 조심하여 운전을 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어디에서인지 쾅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앞을 보고 운전하기 때문에 앞에는 아무 일이 없음이 확인되었고, 순간적으로 백미러로 뒤쪽을 살폈습니다. 내 뒤에서 대형트레일러가 중형트럭을 들이받아 그 충격으로 중형트럭이 골짜기 벼랑으로 밀려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나는 깜짝 놀라 온몸이 오싹 전율을 느끼는 찰라 그 트레일러가 나 쪽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습니다. 막 충돌 직전이었습니다. 내가 앞으로 도망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도로는 조금 앞에서 오른쪽으로 휘어져 있었고 그 트레일러는 이미 내 뒤편이 아니라 오른쪽 나의 차 중간까지 밀고 들어와 뒤편에 트럭처럼 나의 차를 골짜기로 밀어붙이기 직전이었습니다.

나는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었습니다. 앞은 길이 오른쪽으로 휘어져 있었고, 오른쪽은 트레일러가 밀고 들어오고, 왼쪽은 낭떠러지였기 때문입니다.

만약 낭떠러지로 떨어지면 그곳은 20미터 정도의 절벽인데, 언젠가 그 절벽 밑을 내려다 본적이 있는데 완전 바위들만 있었습니다. 그 산은 돌산이었기 때문입니다.

순간 아! 나는 이제 정말 죽었구나 하면서 아무런 생각 없이 트레일러와 충돌하기 직전 무의식 적으로 오 주여! 하는 소리와 함께 핸들을 왼쪽 낭떠러지 쪽으로 팍 꺾어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쾅하는 소리와 함께 정신을 잃어버렸습니다........

얼마 후 정신이 들면서 눈을 떴습니다. 자동차 핸들을 잡고 엎드려 있는 상태였습니다. 제일 먼저 보이는 다리 쪽에는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면서 바지를 붉게 물들고 있었습니다.

아! 내가 죽지는 않았구나, 그러나 얼마나 다쳤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먼저 다리를 만져 보았습니다. 옷에 피는 많이 묻어 있었지만 별 다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다음에는 팔과 온몸을 만졌습니다. 별 이상이 없었습니다. 피는 손가락이 조금 찢어져서 그곳에서 계속 피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일단 차에서 나와야겠다는 생각에서 운전석 문을 쳐다보니 유리는 박살났고 문은 찌그러져서 열수가 없었습니다. 운전석 문으로는 나올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는 오른쪽 좌석으로 자리를 옮겨 오른쪽 문을 겨우 열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밖에 나와 자동차의 상황을 보고 나는 주님께 감사 드렸습니다. 차는 낭떠러지로 떨어지면서 1미트 아래 돌출 바위에 운전석 쪽이 걸려 떨어지지 않고 흔들거리고 있었습니다.

만약 돌출 바위에 걸리지 않았다면 20미터 낭떠러지로 떨어졌을 것을 상상만 해도 끔찍한 상황이었습니다. 나는 약간의 타박상과 손가락이 약간 찢어진 것 외에는 전혀 다친 곳이 없었습니다.

나는 트레일러를 찾아보았습니다. 트레일러는 그대로 직진하여 낭떠러지로 떨어졌습니다. 나는 절벽 밑으로 내려가 트레일러의 상황을 확인했습니다. 운전수 한사람은 이미 곤두박힌 채 죽어 늘어져 있었고 차도 완전히 찌그러져 있었습니다.

나는 다시 올라와 첫 번째 떨어진 트럭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역시 운전수와 옆에 탄 사람도 함께 너부러져 있었습니다. 모두 3명이 죽은 것입니다.

다시 도로위로 올라와 지나가는 차들을 세우고 지금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몬떼리(Monterrey) 경찰에 신고 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산골짜기 속으로 아침 햇살이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떨어질까 위태로운 선교자동차 붙잡고 사시나무 떨듯 몸과 마음이 떨면서 기도했습니다.

“은혜로우신 주님!
한치 앞을 분간 못하는 인생의 길에서 주님께서 지켜주시고, 은혜 안에서 오히려 마음과 영혼이 강건하고 더욱 밝아져서 생애의 마지막 모퉁이를 지날 때에 주님의 사랑과 능력과 생명 빛이 반사되게 하옵소서.

인생의 밤이 깊어져 죽음이 나를 엄습할 순간에도 동행하여 주실 주님께서 나를 계속 붙들어 주소서. 언젠가는 그리운 본향으로 돌아가게 될 것을 믿사오니 이 땅에 살아있는 동안 주님나라 확장을 위해 더욱 헌신하게 하옵소서. 거룩하신 하나님은 영원히 찬송과 영광을 받으시옵소서........ ”

한 시간쯤 후 경찰 사이렌 소리와 함께 경찰 및 소방대원들이 와서 현장 수습을 하고 내차를 견인하여서 몬떼리(Monterrey) 경찰서에 도착하니 저녁 무렵이 되었습니다.

다음 계속.....

san p3.jpg

san p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