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나이를 먹고 함께 할 수 있는 취미가 골프가 최고라는 얘기에 공감을 한 나는 2-3년전에 아내에게 배울 것을 권유하였다.

사실 나는 70년대말, 대한항공에 다닐 때, 회사에서 운영하는 in-door 골프연습장에서 전문 프로코치에게 잠깐 레슨을 받은적이 있었는데 그때 느낌은 골프라는 운동이 High Society의 특권층이 하는 스포츠지만 운동량이 대단한 것임을 알게 되었었다.

그후,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신학을 하고 개척교회 목회자로 눈코뜰새 없이 달려 오다가 교회내에 대안학교를 설립하면서 장래의 크리스챤 글로벌 리더를 키우기 위해 삼십여년전, 잠깐 접했던 골프가 생각이 나서 정규과목으로 채택하고 교회의 한 공간에 타석을 만들어서 골프 레슨을 시작하게 된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접하게 된 골프라는 운동을 조금씩 하면서 오랜 세월 함께 운동할 수 있는 동반자를 생각하게 되고 그중에 제일 만만(?)하고 또 무리없이 함께 해야 할 상대가 아내임을 공감하고 배우기를 권유하게 된 것이었다.

물론, 골프라는 운동이 이제 많이 대중화가 되어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여전히 중산층 이상이 하는 스포츠로 인식하고 있어 약간은 조심스럽긴 하지만 이제 육십이 넘은 부부가 노후에 함께하는 취미로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하기에 아내에게 골프를 배우라고 부탁을 한 것이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듯이 나는 배운지 며칠 되지도 않은 아내와 함께 휠드로 나가서 함께 라운딩을 했는데 그 후에 무릎, 어깨, 팔꿈치 등등의 통증을 호소한 아내는 이 운동이 자신에게 무리라는 생각과 함께 중단을 선언한 것이었다.

그때 내가 아내를 위로한다며 자주 사용했던 말이 ‘여보, 괜찮아, 지금 우리 나이가 몇이야? 안 맞는게 당연한거니까 실망하지 말아요’-였는데, 아내는 공이 잘 맞지 않는 것도 속상한데 왜 자꾸 나이를 얘기 하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원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내 입장에서는, 연습도 없이 휠드에서 막무가내로 클럽을 휘두른 것이 너무 창피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옆에서 위로한답시며 나이 운운 하니까 심사가 틀어졌던 것이었다.

그러더니 요즘 교회 연습장에 살살가기 시작하더니 조금씩 재미가 붙었는지 내게 자꾸 묻기 시작한다. 사실 나도 같은 처지인데...... 그러더니 요즘 내가 기침으로 고생을 하는 걸 보더니, ‘여보, 이제 당신도 나이 좀 생각하세요. 맨날 이십대 청년인줄 아세요? 일도 좀 줄이시고 건강 좀 챙기세요, 쯧쯧....

오! 주여

저야말로 제 나이를 잊고 싶은데

어떡하면 좋은가요? (주후 이천십삼년 이월 셋째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