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기독교인들이 부활절을 동시에 지킨다. 이 날은 통일된 교회력에 의해 결정되기에 지구촌에 있는 모든 교회와 성도들이 함께 지키는 것이다.

추운곳에 있는 나라의 교회들도 지키고 열대지방에 있는 나라의 교회들도 같은 날에 부활절을 지킨다. 그러 나 그들이 지키는 부활절과 우리나라의 교회와 성도들이 지키는 부활절의 체감이 조 금 다를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활은 죽었던 몸이 다시 살아나는 경험으로서 반드시 먼저 죽는 경험을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기독교인들이 부활절을 더 실감나게 느낄수 있는 것은 혹독한 겨울을 지나고 새 봄에 부활절을 지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 된다.

더구나 올 봄에 맞는 부활절은 내게 더 특별한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지난 겨울 이 너무 춥고 길고 눈도 많이 와서 내게는 겨울이 싫어질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난 올 봄이 여느해보다 더 기다려졌다. 난 원래 몸이 조금 통통하고 지방이 있어 서 그런지 겨울에 추위를 별로 타지 않았었다.

겨울은 겨울대로 낭만이 있어서 눈꽃 핀 겨울나무를 보며 아름답다는 탄성도 질러보고 매 겨울마다 잘 타지는 못해도 시간 을 내어 스키장도 한 두 번씩은 갈 정도로 겨울과 눈을 즐겼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지 난 겨울이 너무 춥다고 느껴졌으며 집 앞길의 눈을 치다가 삐끗해진 허리 때문인지 눈 오는게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그래서 이 겨울이 좀 빨리 지나갔으면-하고 마음으로 바랬으며 빨리 봄이 오길 손꼽아 기다리는 봄마중이가 되었다.

그러나 꽃샘추위니 뭐 니하며 아침저녁으론 아직도 늦겨울의 추위가 끈질기게 기승을 떨지만 한 낮에는 역 시 살갗에 닿아도 추위를 느끼지 못하는 초봄바람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이제, 하루 반 나절을 금식하며 고난주간을 보내고 새 생명의 주인이요 부활의 첫 열매 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찬양하는 부활의 날이 다가왔다. 지금 저 남녘에는 청매 실 홍매실 꽃이 만발하고 벚꽃이 활짝 피어 봄꽃 축제가 한창이라고 한다.

지금도 이 곳은 여린 봄꽃송이만 보이지만 이제 며칠 후면 그 꽃봉오리들이 활짝 펴서 온 세상을 봄꽃으로 물들게 할 것이다.

2013년 부활절이 다른 해보다 더 기다려지고 그 은혜가 사모가 된다. 그리고 올 봄 부활절에는, 겨우내 움추리듯 힘들고 어려웠던 성도들과 질병 등의 고난으로 아파했던 성도들에게 예수 새 생명의 은혜가 체험되어지길 기대 한다.

이제 올 봄이 지나고 따가운 여름이 오면 아마 지난 겨울이 또 그리워질런지도 모른다. 만일 겨울이 없다면 새 봄의 꽃들을 그렇게 사모할 수 있을까?- 이런 맘으로 고난당하는 성도들을 위로하며 올 봄 부활의 생명이 모든 성도들에게 기념이 아니고 경험이 되어지길 간절히 기도해 본다.

오! 주여

지금은 겨울이 싫어도 여름되면 또 그리워지겠지요?

하지만 겨울이 지나고 봄 되는 것처럼

겨울만난 성도들이 부활의 생명으로 꽃 피우게 하소서.

(주후 이천십삼년 삼월 다섯째주 부활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