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체계를 갖춘 대부분의 교회는 담임목사에게 월 사례비를 정해서 지급하고 있다.

그리고 상여금 제도까지 갖추어 年 몇 프로를 지급하기도 하고 년 말이면 새해에 지급될 목사님의 사례비 인상분을 놓고 당회에서 회의를 거쳐 결정하기도 한다.

그래서 목사님들이 자신의 재산을 적당히 모아 삶 전체의 계획을 세우며 살아가게 된다. 이런 경우는 일반적으로 자신이 교회를 개척하지 않고 청빙된 목사님들에게 해당되는 케이스나 자신이 교회를 개척하여 세운 목사님도 교회가 자립되어 정상적인 재정규모를 갖추면 모두 같은 방법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교회를 개척하여 세운 나는 생각이 다르다. 나를 부르셔서 주의 종으로 삼으신 하나님께서 수지산성교회를 개척하여 세워 주시고 내게 맡겨주셨기에 나는 우리 교회를 평생의 나의 분깃이요 분봉이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섬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고 나는 우리 교회를 절대로 내 개인소유로 생각하진 않는다. 그래서 우리 교회의 모든 법적인 소유자가 교회 법인인 수지산성교회 이름으로 등기되어 있고 전답같이 교회가 법적으로 소유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제정된 나라의 법조항 때문에 평창복지센터 부지의 네 필지 정도가 담임목사인 내 이름으로 되어 있을 뿐이다.

나는 개척교회 이후로 지금까지 소위 봉급 형식의 사례비를 받아 본적이 없다. 이것은 나의 목회 철학과 소신으로서, 내가 주의 일을 하는 것이 삶의 생계수단이 아니고 거룩한 사역이기에 그 가치를 봉급으로 정하는 것이 싫을 뿐 아니요, 나의 삶은 나를 부르신 하나님께서 나의 일생을 책임져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아내는 자신이 직접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목회자가 아니기 때문에 가끔 인간적인(?) 생각으로 우리의 노후에 대해서 무언가를 조금 준비해야 되지 않느냐며 염려하기도 하나, 나의 소신이 워낙 뚜렷하기에 지금까지 우리 부부를 위해 무엇을 따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이번 아내의 회갑을 위해 어느 성도가 좋은 승용차를 선물 하였다. 이 선물을 받은 아내는 자신이 이런 것을 받아도 되냐며 겸연쩍 해 하지만 나는 그냥 감사함으로 받으라고 하였다.

그 동안 경차인 마티즈를 운전하고 다니는 아내를 보며 때로는 뒤가 튀어나온 차를 타고 다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아내를 위해 교회 재정으로 차를 바꿀 수 는 없어서 안쓰러운 맘이 조금 있었는데 이번에 성도의 사랑으로 그런 차를 선물로 받게 되어 남편으로서 얼마나 기쁘고 고마운지 모른다. ‘여보, 이렇게 좋은 차가 내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 느낌이 정말 새롭네요.

그렇다고 나를 속물로 보진 마세요...!’

오! 주여

제가 남은 평생도 주의 종의 소신으로 잘 살아가게 하소서.

(주후 이천십삼 년 삼 월 셋째 주)